1999년 개봉한 영화 《미이라》(The Mummy)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신전, 무덤, 미라의 저주 등을 스릴 있게 그려낸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실제 촬영지로 알고 있는 이집트는, 놀랍게도 영화에서 단 한 장면도 공식적으로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미이라》의 외부 장면은 대부분 모로코 사하라 사막 지역에서, 내부 장면은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속 무대를 그대로 구현한 실제 촬영지를 따라가며, 현실적인 여행 정보와 함께 각 지역의 관광 포인트, 음식, 현지 문화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 모로코 사하라 지역 중심 촬영지 안내
사하라 사막은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넓은 뜨거운 사막’이라는 타이틀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북부 전역을 가로지르는 이 광대한 지형은, 누군가에겐 생존의 공간이고, 또 누군가에겐 상상 속의 영화 배경입니다.
그 중에서도 모로코 남동부 지역, 특히 에르푸드와 메르주가 주변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구간입니다. 붉게 물든 언덕과 베르베르 유목민의 전통이 지금도 살아 있는 곳입니다.
사하라를 실제로 걷지 않아도, 이곳이 가진 질감은 영화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미이라(The Mummy)》를 예로 들면, 배경은 명백히 이집트지만 정작 주요 사막 장면은 이집트가 아닌 모로코 사하라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왜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집트의 사막은 역사적으로는 상징적이지만, 촬영 인프라나 자연광 조건, 제작 허가 절차 등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많습니다. 반면 모로코는 다양한 지형과 색감, 안정적인 로케이션 지원 덕분에 영화 제작진들에게 ‘대체 이집트’ 이상의 선택지로 통합니다.
실제로 《미이라》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사하라 인근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 《글래디에이터》 (2000) – 러셀 크로우가 검투사로 변신했던 그 장면들
- 《킹덤 오브 헤븐》 (2005) – 십자군 원정을 다룬 대서사극
- 《바벨》 (2006) –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 사막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한 부부로 등장합니다
- 《프린스 오브 페르시아: 시간의 모래》(2010) – 게임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액션도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 《퀸 오브 더 사우스》(TV 시리즈) – 시즌 일부 장면이 모로코 사막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마라케시 (Marrakech)
마라케시는 모로코 여행의 시작점이자 사하라 사막 투어의 출발지입니다. 전통 이슬람 건축과 시장(수크), 고풍스러운 리야드 숙소가 어우러져 있어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제마 엘프나 광장에서는 향신료, 가죽 공예품, 전통 천 등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영화 속 중동 도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와르자자트 (Ouarzazate)
마라케시에서 와르자자트로 향하는 길은 영화적 장면처럼 아름다운 티지엔티카(Tizi n’Tichka) 고개를 지나게 됩니다. 이 고갯길은 해발 약 2,260m로, 아틀라스 산맥을 가로지르며 돌산과 전통 마을, 협곡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와르자자트는 ‘사하라의 할리우드’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영화의 촬영지로 활용된 도시입니다. 영화 《미이라》뿐 아니라 《글래디에이터》, 《왕좌의 게임》 등도 이 지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현지에는 아틀라스 영화 스튜디오와 타우릿 카스바, 영화 박물관 등이 있어 영화 팬들에게는 특별한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트 벤 하두 (Aït Benhaddou)
와르자자트에서 차량으로 약 30분 떨어진 아이트 벤 하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진흙 벽돌 성채 마을입니다. 영화 속 ‘하맘나프트라’의 도시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붉은 흙 성벽과 협곡 지형은 일몰 시간에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광객은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영화 장면을 연상시킬 만큼 특별합니다.
에르푸드 & 메르주가 (Erfoud & Merzouga)
와르자자트에서 차량으로 약 6시간 이상 이동하면 도착하는 에르푸드는 사하라 사막으로 향하는 관문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더 들어가면, 사하라 사막의 핵심 지역인 메르주가가 위치해 있으며, 영화 속 사막 장면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붉은 모래언덕(Erg Chebbi)과 광활한 지평선,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스크린 속 이미지를 현실로 체험하게 해줍니다. 에르푸드에서는 차량 렌트, 숙소 예약, 사막 투어 접수가 가능하며, 메르주가에서는 낙타를 타고 캠프까지 이동하거나 지프 투어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 –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 촬영지 소개
《미이라》의 모든 실내 장면은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런던 외곽에 위치한 세계적인 규모의 영화 제작소로, 《007》 시리즈,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수많은 명작들이 제작된 곳입니다.
《미이라》에서는 고대 신전 내부, 미이라가 깨어나는 무덤, 함정이 설치된 통로 등 주요 장면들이 이곳 세트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정교하게 제작된 세트는 진짜 고대 유적지로 착각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스튜디오는 일반 관광객에게는 개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 다큐멘터리나 메이킹 영상 등을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 지역별 현지음식, 마켓, 여행 팁
마라케시
- 대표 음식: 양고기 타진, 쿠스쿠스, 민트티
- 마켓: 제마 엘프나 수크 – 향신료, 청동 공예품, 전통 천
- 여행 팁: 흥정은 기본이며, 프랑스어나 간단한 아랍어 인사말이 유용합니다.
와르자자트
- 대표 음식: 아르간 오일을 이용한 닭요리, 채소 스튜
- 마켓: 영화 스튜디오 인근 기념품 상점, 수공예 시장
- 여행 팁: 아틀라스 스튜디오는 오전 방문이 가장 한적하며, 기온이 높기 때문에 모자와 선크림이 필수입니다.
에르푸드 & 메르주가
- 대표 음식: 사막식 쿠스쿠스, 베르베르 전통 차
- 시장: 에르푸드 재래마켓 – 대추야자, 광물 기념품, 유목민 수공예품
- 여행 팁: 사막 캠프는 밤에 매우 추우므로 보온 내의, 손전등, 충전기 등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낮에는 태양 아래 반짝이는 붉은 모래언덕과 광활하게 펼쳐진 지평선이 보이는 자연을 마주하게 됩니다.
밤이 되면 사막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의 아름다운 모습은 비현실적인 다른 세상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고요한 리듬, 그리고 어디에서도 쉽게 마주할 수 없는 감각들이 여행자들의 마음 깊이 오래도록 남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