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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으로 떠나는 영화여행, 《아틱》 안내서

by 아이디어팝 2025. 6. 4.

북극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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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여행지’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여기에는 마을도 없고, 산맥도 없습니다. 북극은 그저 얼음으로 이루어진 바다일 뿐입니다. 그 단순한 공간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이토록 깊이 울릴 수 있을까요?

영화 《아틱》(2018)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이 작품은 한 마디의 대사보다, 공간 자체가 말하도록 설계된 영화입니다. 고립, 절망, 희망이라는 감정이 자연 속에서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되며, 관객은 북극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생존 본능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 콘텐츠에서는 《아틱》의 배경이 된 북극이라는 장소의 특성을 해설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북극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참고로, 영화의 실제 촬영지는 아이슬란드 북부 지역입니다. 아이슬란드는 북극점은 아니지만, 유사한 자연환경과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아틱》을 비롯한 여러 극지 영화의 대체 로케이션으로 활용됩니다. 아이슬란드에 대한 구체적인 여행 정보는 별도의 콘텐츠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본 글에서는 북극이라는 상징적 공간이 지닌 감정적 힘과 의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1. 영화 《아틱》과 실제 촬영지와  북극의 실제 환경

영화의 아틱의 배경지는 북극이지만, 실제 촬영지는 북극이 아닌 아이슬란드 북부입니다.

그 이유는 북극점은 얼음 위의 바다이기 때문에 장비 운반과 통신, 구조 시스템 확보가 어렵습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빙하와 설원, 거센 바람 등 북극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촬영지로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감독 조 페나는 CG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 눈보라와 강추위 속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주요 촬영지는 미바튼 호수와 라우파르회픈 등 아이슬란드 북부 지역이며, 주연 배우 마즈 미켈센은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실제로 촬영 당시 모든 배우와 스태프는 영하의 환경에서 체온과 안전을 유지하며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아틱》 외에도 《인터스텔라》, 《프로메테우스》 등의 영화에서 극지나 외계 행성의 배경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틱》은 북극이 아닌 장소에서 촬영되었지만, 극한의 생존 상황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고요한 생존의 감정, 왜 북극인가

《아틱》이 북극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단순히 비주얼적 상징 때문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인간이 자연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북극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존재를 철저히 압도합니다. 온도, 바람, 고요함, 방향 감각의 상실, 구조 신호가 닿지 않는 통신 단절까지 — 그 무엇 하나도 인간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환경이기 때문에, 인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더욱 또렷하게 부각됩니다.

《아틱》의 주인공 오버가르드는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특별한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설명도 하지 않습니다. 고요한 눈밭 위를 묵묵히 걷고, 얼음을 녹여 식수를 확보하고, 날씨를 감지하며 구조 신호를 조정하는 그의 행동은 단조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관객은 그저 조용한 장면을 바라보며 자신의 숨을 고르게 됩니다. 풍경은 움직이지 않지만, 그 안에서 그의 감정은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폭풍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고요함 속에서 버티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집요하게 살아가려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묵묵한 배경이 되어주는 북극은 그 어떤 설명보다 강한 감정의 언어를 전달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인간 스스로의 의미와 존재 이유를 끝까지 지켜내는 일입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보이는 미세한 변화, 예를 들어 다시 걸음을 떼는 장면이나, 미약한 구조 신호에 집중하는 태도 속에는 삶을 끝까지 붙들려는 결의가 담겨 있습니다. 이 결의는 누가 대신할 수 있는 것도, 강요된 것도 아닙니다. 극한의 외부 조건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고 감당해 나간 위대한 결과입니다.

《아틱》은 대사보다 침묵이 많은 영화입니다. 그러나 그 침묵은 무력함이 아닌, 위대함의 증거입니다. 생존이 곧 승리이며, 한 사람의 생존은 곧 인간 전체의 존엄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북극이라는 무대 위에서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증명합니다.

3. 현실의 북극은 어떻게 여행할 수 있는가? 주요 코스 안내

영화를 보고 북극에 흥미를 느낀 이들이라면, 실제로 북극권을 여행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북극점 자체는 전문 탐사대가 아니면 접근이 어렵지만, 북극권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극을 체험하는 코스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북위 74~81도
    롱이어르뷔엔(Lonyearbyen) 항공편 이용
    북극곰 탐사, 얼음 협곡 트레킹
    5~8월 해빙기 추천
  •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대형 빙산 탐방, 개썰매, 이누이트 마을 체험
    아이슬란드 경유 항공편 이용 가능
  • 캐나다 북극권 (유콘/누나부트)
    얼음낚시, 오로라 캠프
    옐로나이프, 이칼루이트 항공편 연결
    극지 전문 여행사 권장
  • 알래스카 북부
    달튼 하이웨이 종단, 경비행기 투어
    북극해 베이스캠프 체험
    여름철 한정 투어 운영
  • 북극 크루즈
    북극해, 스발바르, 그린란드 연안 항해
    전문가 동반 생태 탐사
    최소 8~14일, 6~9월 사이 운영

📌 북극 여행 준비 팁

  • 고산증과 저체온증에 대비한 준비가 필수입니다.
  • 위성 통신 장비나 GPS 추적기를 휴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일부 지역은 극지 보험과 입국 허가서를 사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결론: 북극이라는 무대, 말보다 강한 이야기

《아틱》은 흔한 블록버스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대신 공간과 침묵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이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하얀 설원 위에 남겨진 한 인간의 존재는, 단지 생존을 넘어 우리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북극이라는 무대는 인간의 존재감을 축소시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축소의 끝에서, 가장 순수한 희망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묻게 됩니다.

“그곳은 어떤 공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