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리안 감독의 2007년 작품 색, 계 (色, 戒 / Lust, Caution)는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넘어, 한 시대의 정치·사회적 긴장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명작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점령 하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영화는 첩보와 감정, 희생과 애증이라는 다양한 요소를 품고 있으며, 그 깊은 몰입감의 배경에는 ‘실제 상하이’라는 도시 공간이 있습니다.
탕웨이와 양조위가 실제로 걸었던 거리, 앉았던 카페, 응시하던 건물은 오늘날에도 대부분 보존되어 있어 영화 팬과 여행자 모두에게 잊지 못할 체험을 선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색, 계의 주요 촬영지를 중심으로 상하이 도보 여행 코스와 먹거리, 감성 카페, 숙소, 교통, 예산, 그리고 역사적 배경까지 모두 상세히 안내드립니다.
1 - 영화 속 촬영지를 따라가는 도보 여행 코스
상하이 도심 속에서 색, 계의 장면을 마주하고 싶다면, 그 여정은 프랑스 조계지(French Concession)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19세기말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시까지 서구 열강의 조계로 운영된 이 지역은, 영화에서 왕치아즈가 임무와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던 공간이자, 이 씨가 권력의 중심에서 외로움을 견디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대표 거리 마오밍난루(茂名南路)는 영화의 도보 장면들이 촬영된 실제 장소로, 가로수길과 서양식 저층 건물이 영화 속 시대를 고스란히 재현합니다. 바로 이 거리에 위치한 진쟝 호텔(Jinjiang Hotel)은 색, 계에서 핵심적인 회합 장면이 등장하는 공간으로, 내부의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진홍빛 커튼, 무거운 가구들이 영화 속 무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후 길을 따라 푸싱공원(Fuxing Park)으로 향하면, 프랑스식 정원이 펼쳐지며 영화 속 인물들이 마주 앉아 대화하던 잔잔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 뒤를 이어 화이하이루(淮海路) 쇼핑 거리와 사우스 쉰루(South Xiangyang Road) 골목길을 지나, 마지막으로 톈즈팡(田子坊)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곳은 1930년대 상하이 전통 주택가 ‘스쿠먼(石库门)’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 예술 지구로, 골목마다 작은 카페, 서점, 수공예점이 숨어 있어 한 편의 영화처럼 흘러갑니다.
전체 추천 루트:
마오밍난루 → 진쟝 호텔 → 푸싱공원 → 화이하이루 → 쉰루 골목 → 톈즈팡
(총 3~4시간 소요)
2 - 감성 충만한 상하이 먹거리와 카페 추천
상하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현지 먹거리와 감성 공간입니다. 색, 계가 시대의 정서뿐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까지 철저히 고증한 작품인 만큼, 촬영지 주변에는 그 시절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와이탄(The Bund)은 영화 속 도시 전경 장면이 담긴 상징적 장소로, 황푸강을 따라 유럽풍 건물이 늘어서 있으며, 밤이면 강 너머 푸동의 마천루와 함께 장관을 이룹니다.
톈즈팡은 감성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입니다. 좁은 골목길에 세월이 묻어 있으며, 곳곳에 자리한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카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게 만듭니다.
먹거리 추천:
- 샤오롱바오: Nanxiang 본점, Din Tai Fung 등
- 상하이식 생선찜, 돼지고기 조림, 딴딴면
- 마라 훠궈: Hai Di Lao, Shu Da Xia 등
카페 추천:
- Old Shanghai Coffee House: 복고풍 소품, 클래식 음악
- Seesaw Coffee: 모던 인테리어, 디저트 우수
- Cafe del Volcan: 핸드드립 커피, 로컬 로스터리
3 - 숙소 선택과 여행 예산 현실 가이드
상하이는 세계적인 도시답게 다양한 숙소 선택지가 있습니다. 영화의 정서를 깊이 느끼고 싶다면 프랑스 조계지 또는 와이탄 인근의 부티크 호텔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 추천:
- Mingtown Etour Hostel: 1박 60위안 내외, 가성비 호스텔
- Jinjiang Metropolo Classic: 1박 100~130위안, 고풍스러움
- URBN Boutique: 친환경 감성 호텔
- The Puli Hotel & Spa: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5성급
교통 팁:
- 지하철 2호선 공항 → 도심 약 1시간
- 1회권 요금 3~6위안, 교통카드 사용 추천
- 택시 기본 14위안, 평균 10km 40~50위안
여행 예산 (1인 기준, 3박 4일):
| 항목 | 비용 (CNY) | 설명 |
|---|---|---|
| 숙박 | 450~900 | 호텔 등급별 차이 |
| 식비 | 300~400 | 하루 3식 + 카페 포함 |
| 교통 | 60~100 | 지하철 중심 |
| 관광/기념품 | 100~200 | 유람선, 쇼핑 포함 |
| 총합 | 1000~1500 | 한화 약 20~30만원 |
4 - 영화 ‘색, 계’와 상하이의 역사적 맥락
색, 계는 단순한 로맨스나 첩보물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복잡한 정치 현실을 담은 작품입니다.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 상하이는 일본군에 의해 부분 점령되었고, 프랑스 조계지와 국제 조계는 형식적으로는 중립을 유지했지만 사실상 일본의 영향 하에 있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이 같은 시대의 틈에서 움직이며, 감정과 정치적 명령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진쟝 호텔이나 푸싱공원, 조계지 거리 등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실제 역사의 무대였고, 지금도 그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채 남아 있습니다.
결론: 요약 및 여행 추천
색, 계의 상하이 여행은 한 편의 영화가 아닌, 하나의 시간 여행입니다. 프랑스 조계지의 돌길 위에서, 와이탄의 야경 앞에서, 그리고 톈즈팡의 감성 카페 안에서 우리는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영화의 한 장면 속 인물이 됩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깊은 감정,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실제 공간들. 이 모든 것을 직접 걷고, 마시고, 느끼는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감성과 역사가 공존하는 상하이로, 영화 한 편의 여운을 안고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