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닙니다. 실제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서 촬영된 이 작품은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화려함과 몰락을 독특한 감성으로 담아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 등장한 공간들을 오늘날 관람객들도 똑같이 걸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베르사유는 역사와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특별한 여행지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명장면들을 따라가는 베르사유 궁전 투어 코스는 물론, 입장요금, 교통, 숙소, 그리고 함께 둘러볼 만한 인근 명소까지 실제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모두 정리해 드립니다.
1 – 영화 촬영지 따라 걷는 궁전 투어 코스
2006년 개봉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실제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영화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대부분 세트장에서 재현되는 역사 영화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덕분에 관람객은 영화 속 여왕이 머물던 그 공간을 직접 보고, 걷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관람해야 할 곳은 거울의 방(Hall of Mirrors)입니다. 이곳은 영화 속 무도회 장면이 등장한 공간으로, 수백 개의 샹들리에와 금장 장식, 아치형 거울이 압도적인 화려함을 자랑합니다. 이어지는 왕비의 침실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머물렀던 방을 볼 수 있으며, 영화에서는 드레스를 갈아입는 장면으로 등장합니다.
좀 더 깊이 있는 관람을 원한다면 왕비의 작은 아파트(Petit Appartement de la Reine)까지 별도 예약을 통해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영화 속 파우더룸, 사적인 공간이 연출된 장소로, 당시 여왕의 개인적 취향이 담긴 장식이 인상적입니다.
궁전 뒤로 이어지는 대형 정원과 분수대는 영화 속 마차 씬, 사색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대칭 구조로 설계된 프랑스식 정원은 봄과 가을에 가장 아름답게 빛나며,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마지막으로 꼭 들러야 할 곳은 왕비의 마을(Le Hameau de la Reine)입니다. 영화 후반부, 앙투아네트가 도피하듯 은신하는 시골풍 별장이 바로 이곳입니다. 실제로 여왕이 도시 생활을 벗어나 자연 속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만든 공간이며, 목장과 연못, 시골풍 건축물이 어우러져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이 동선은 총 4~5시간 정도 소요되며,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입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혼잡한 시간대는 오전 11시~오후 2시이며, 이 시간대에는 거울의 방 앞이 매우 붐빕니다. 영화 감성에 제대로 몰입하고 싶다면, 이른 시간대를 이용해 여유롭게 관람해 보세요.
2 – 입장요금, 교통, 숙소비용까지 현실 정보 총정리
베르사유 궁전은 규모가 크고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거의 필수입니다.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면 길게는 2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며, 특히 여름 성수기에는 입장 마감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미리 온라인 예약을 권장합니다.
✔️ 입장요금 (2025년 기준, 공식 웹사이트 기준)
- 일반 입장권(궁전 본관 포함): 21유로 (약 33,000원)
- 파스포르 패스(궁전+정원+왕비의 마을): 28유로 (약 44,000원)
- 무료입장 조건: 18세 미만, EU 26세 미만, 매월 첫 주 일요일(11~3월), 장애인 동반 1인 포함
✔️ 교통비
- 이동 수단: 파리 시내 → RER C선 → Versailles Château Rive Gauche역
- 왕복 요금: 약 7.60유로 (약 12,000원)
- 소요시간: 약 45~50분 + 도보 10분
✔️ 중식 및 기타 비용
- 궁전 내 Angelina 카페 식사: 20~30유로 (약 30,000~45,000원)
- 기념품 및 간식: 10~20유로 예상 (약 15,000~30,000원)
✔️ 숙소 정보 (파리 시내 기준, 1인 1실 1박)
- Hotel Le Six (4성급, 몽파르나스): 약 110유로/1박 (약 17만 원)
- Hôtel de la Porte Dorée (3성급): 약 80유로/1박 (약 12만 원)
✅ 총 예상 경비 (1인 기준, 항공 제외)
- 입장 + 교통 + 식사 + 간식 + 기념품: 약 70유로 (약 105,000원)
- 숙소 4박: 약 320~440유로 (약 48만~66만 원)
- 총합: 약 500~600유로 (약 75만~90만 원)
항공권은 별도로 약 100만~140만 원 (대한항공/에어프랑스/에어프레미아 기준, 왕복 비수기)
3 – 베르사유 궁전 여행 시 함께 가볼 만한 곳
베르사유는 궁전 외에도 근교에 아름다운 명소들이 많습니다.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일정으로 넓게 둘러보면 영화 감성과 프랑스 현지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 트리아농 궁전(Grand Trianon & Petit Trianon): 루이 14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별궁으로, 본궁보다 소박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실제 여왕이 자주 머물던 공간입니다.
- 마르셰 노트르담(Marché Notre-Dame): 베르사유 시내의 전통 시장으로, 치즈, 와인, 과일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 중 간단한 현지식 쇼핑이나 피크닉 음식 구매에 적합합니다.
- 앙드레 르노트르 공원: 베르사유 궁전을 설계한 조경가의 이름을 딴 공간. 이 공원은 무료로 개방되며, 프랑스식 정원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베르사유 궁전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르면 좋은 명소입니다. 19세기 인상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영화 속 화려한 색채와도 연결되는 예술 감성을 제공합니다.
결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을 걷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궁전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립의 영화입니다. 베르사유는 화려하고 넓지만, 동시에 외롭고 닫힌 공간입니다. 그 안에 존재하던 누군가의 감정은, 오늘날 우리 일상 속 어떤 장면과도 겹쳐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드레스와 장식, 빛나는 샹들리에 아래에 있었던 건 호화로움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감정들이었습니다.
왕비가 숨듯 걸었던 정원, 대화 없는 무도회, 시골 마을의 헛간. 모든 공간에는 그 시절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우리는 아주 조심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살았던 그 공간이 우리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게 될까요?.
이제는 당신 차례입니다. 그녀가 지나간 공간을 당신만의 시선으로 다시 걸어보시기 바랍니다.